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파리 패션 위크

EACH x OTHER, Fall/Winter 2016, Runway Show, Trianon│이치아더


Mardi, 1 Mars 2016


약간 잘못 든 길에서 북역을 만났고, 제자리를 찾아가는 과정에서 샤크레쾨르 대성당을 보았다. 급하게 발걸음을 옮기던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저 멀리 높은 곳에 위치한 하얗고 웅장하던 샤크레쾨르 대성당의 모습이 슬로우 모션처럼 눈 앞에 펼쳐졌다.



EACH x OTHER가 2016년 가을/겨울 시즌(Fall/Winter 2016)에 전하는 메세지는 LOVE IS A VERB. 직역하면 '사랑은 동사'라는 것이고, '사랑은 움직인다' 또는 '사랑은 어떤 현상을 일으킨다'라고 해석할 수 있다. 



3층까지 이어지는 Trianon의 구조 그대로 1층에도 두 줄의 의자가 놓여졌다. 무대 위에는 "THE FUTURE IS AN INVISIBLE PLAY-GROUND" (미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놀이터다) 라는 커다란 조형물이 또 하나의 메세지를 건내고 있었다.



이 메세지를 보았을 때 가장 크게 느껴지는 감정은 '즐거움'이었다. Trianon이라는 장소의 특수성에 즐거운 메세지가 더해진 셈이다. 숲을 봤으니 이제 나무를 볼 시간이다. EACH x OTHER가 이번 시즌 보여주고자 하는 바를 패션을 통해 살펴보자.



검정(Black)과 노랑(Yellow)가 중심 색상으로 보인다. 그리고 단 하나, 눈에 띄는 색상은 짙은 주황(Orange)과 빨강(Red) 사이의 어느 한 점. 대체적으로 가을에 어울리는 따스한 색감들과 겨울에 입기 편한 어두운 색상들이. 특히 검정색의 옷들이 기성복(prêt-à-porter) 브랜드로서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준다.



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, 모델들의 얼굴을 가리던 헤어스타일이었다. 그 시도는 EACH x OTHER의 패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.



EACH x OTHER는 로버트 몽고메리(Robert Montgomery)의 '시'로부터 영감을 받은 유니섹스 브랜드이며, 패션 디자이너 Ilan Delouis(일란 들루이)와 미술 감독 Jenny Mannerheim(제니 매너하임)의 만남으로 시작되었다.



컬렉션을 디자인하기 위해 예술가, 디자이너, 장인들을 초대하여 합작한다는 EACH x OTHER. 2016년 3월 1일 화요일, 파리에서 패션을 넘어서는 그들의 예술적 영감과 감각을 확인할 수 있었던. 개인적으로도 잊지 못할 특별한 시간이었다.